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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라의 생각, 느낌

29...39...49....9수가 되면 왜 우울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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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pixabay

얼마 전 '나 혼자 산다-온주완' 편을 보았다. 39말에 오는 감정이 쎘다며 나이에 대한 심경을 이야기하는데 나는 아직 39살은 아니지만 29살 때 그 감정을 느껴봤던 나로서 정말 공감이 갔다. 

나도 39이 되면 또 저런 감정을 느끼겠지?

나의 29에는 오랫동안 다녔던 회사에서 "다른 곳으로 가도 괜찮다"라는 이야기를 들었다.

"다른 곳으로 가도 괜찮다" 그때의 이 얘기는 내가 봉급이 오르기 때문 "넌 그만둬라"라는 이야기였다. 

그간 해온 시간들이 있기 때문 저 말의 뜻을 누구보다 잘 알았다. 참 허무했다.

나는 그동안 열심히 했다 생각했고, 사실 정말 힘들어 그만두려 했었지만 그때마다 회사에서 함께 일을 해줬으면 좋겠다고 해서 함께 한 것도 있었다. 솔직하게 말하자면, 내 비슷한 직위인 분이 그만둬야 했기 때문에 내가 있어야 하기도 했다.

 

그런데 이제는 봉급 오르게 생겼으니 그만두라고?! 그것도 연말이 아닌 연초 급여산정할때에?!

진짜 어이가 없었다. 배신감이 크게 밀려왔다. 최소한 나에 대한 정은 없었다.   

 

그래서 난 다시 이야기를 번복한다 해도 그만두기로 결심했다. 

 

그러던 중 이전 직장에서 함께 했던 동료를 보기로 했다. 오랜만에 보니 반가웠다. 이전 직장에서는 함께 했지만, 그동안 함께 하지 못했던 시간들 속에서 다들 많이 바뀌어 있었다. 나랑 같은 직종의 일을 하는 사람은 한 명 일 뿐 다른 사람은 공무원 & 주부였다. 서로 자신들의 근황, 직장에 대해 이야기를 했고 회포를 푸니 밤을 새도 모자랐다.

집으로 돌아오는 길, 마음이 너무나 공허한 것이다. '나는 이때까지 뭘 했지?'라는 생각이 가득했다. 

오늘 봤던 동료 중 한 명이 나에게 이런 이야기를 했었다.

"난 이 일은 절대 안 할 거야! 계속 이 일을 하다가는 이 생활에 적응할까 봐 너무 무서워"

무슨 이야기를 하는지 이해는 갔다. 왜냐면 정말 힘들어하는 것을 바로 옆에서 봐왔고, 나도 1년 차 때 이런 생각을 안 했던 건 아니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제 1,2년 차인데 지금 그만두는 것은 너무 섣부른 판단은 아닐까 생각을 했었다.

그때는 '아파서 청춘이다' '젊었을 때 고생해봐야 한다.' 이 말이 틀린 게 없다 생각했던 나였어서 다른 일 해도 힘든 건 마찬가지일 텐데 지금 포기하면 더 한 일도 못해내지 않을까 라는 생각에 힘들었지만 참고 또 힘들었지만 이 일이 좋았고, 

나는 그렇게 그동안 해왔던 것이다. 

그런데 난 한 순간에 잘리게 생겼고, 그렇게 말하던 친구는 바꾼 자신의 일에 만족했고 결혼도 했고 행복해했다. 

난 열심히 살아왔다 생각했는데 헛수고한 느낌이었다.

너무 일만 해왔던 내가 안타까웠고 당연하다며 살아왔던 순간들이 다 후회스러웠다.

 

인생의 종착지가 결혼은 아니라 생각하고 결혼에 대해 생각도 없었다. 반면 내 친구들은 이른 나이부터 결혼을 하기 시작했다. 27세부터는 결혼하는 친구들이 많아지더니 28세 때쯤은 거의 다 갔다....

아닌척했지만 마음이 좀 이상해졌다.

"아라야 우리 나이가 적은 건 아니야. 이제 결혼을 생각해야 할 때고 넌 그때도 없고 지금도 없고(남친) 인생은 혼자 사는 게 아니야" 이렇게 얘기한 친구도 있었다.   

이제는 나이 먹는 게 싫어졌다. 나는 그대로 멈춰있는데 자꾸 나이만 계속 먹는 느낌.

빠른 년생이라 아홉의 기분을 느끼지 않으려 28인척 했다. 단점이 29을 또 느껴야 했지만........

 

그렇게 나의 20대는 지났다.

39살도 곧 다가오겠지 

어떻게 보면 29보다 30이 더 나이를 먹은 것인데 왜 29만 되면 그리 우울한지.. 30이 되면 막상 또 괜찮터이다.

29보다 33이 더 나이를 먹은 건데 왜 33은 그냥 지나칠 뿐인지

 

 

 

29이든 39이든 49이든 뭐가 중요하랴 나이는 숫자일 뿐 흘러가게 두기

그동안 9만큼 살아온 나는 대견한 것!

 

 

아라야 수고했어

누가뭐래도 넌 잘 살아왔어 그럼 된. 거. 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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